요즘 시장이나 도매상 다녀오시면 좀 이상하지 않으셨어요? 사과는 작년보다 눈에 띄게 싸졌는데, 상추·오이 같은 채소는 여전히 비싸거나 오히려 더 올랐죠. "사과가 이렇게 내렸으면 다른 것도 좀 내려야 하는 거 아닌가?" 싶으실 겁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식재료 시장은 품목마다 완전히 따로 놀고 있어요.

2026년 추석은 9월 25일(금), 연휴는 9월 24일(목)부터 28일(월)까지입니다. 이제 딱 한 달 남았어요. 이 시점에 어떤 재료가 싸고 어떤 재료가 비싼지, 그리고 그게 왜 그런지를 알면 이번 달에 뭘 미리 준비하고 어떤 메뉴 가격을 다시 볼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8월 넷째 주 현재 실제 시장 데이터를 기준으로 정리해드릴게요.

사과는 왜 이렇게 싸졌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작년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에요. 2025년에는 봄 냉해로 사과 생산이 확 줄어서 값이 크게 뛰었습니다. 올해는 작황이 회복되면서 사과 생산량이 전년 대비 8% 안팎 늘어날 전망이에요. 그 덕분에 홍로·쓰가루 같은 햇사과 소매가격이 전년보다 약 28%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공급도 넉넉합니다. 8월 사과 출하량은 전년보다 19% 넘게 늘었고, 추석이 낀 9월 출하량도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여요. 폭염 피해가 걱정되긴 하지만, 사과·배 피해 면적은 전체 재배면적의 1%에도 못 미쳐서 추석 과일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거라는 게 정부 판단입니다. 사과를 쓰는 메뉴가 있다면 지금이 원가를 낮출 좋은 기회예요.

그런데 배는 오히려 20% 넘게 올랐습니다

여기서 많이들 헷갈리시는데, 같은 과일이라도 배는 사과와 정반대입니다. 신고배 상품 10개 소매가격이 4만 3천 원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넘게 높습니다. 작년 배 저장량이 부족했던 데다 폭염 영향까지 겹친 탓이에요. 다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조금 내린 상태라, 추석까지 지금보다 더 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시장 전망입니다.

정리하면 사과는 쌈, 배는 비쌈. 과일 디저트나 상차림에 배를 많이 쓰신다면 배 비중을 줄이고 사과·제철 과일로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원가가 꽤 달라집니다.

채소는 왜 추석이 다가와도 안 내릴까요?

가장 골치 아픈 게 채소예요. 이유는 하나입니다 — 날씨.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지나가자마자 이번엔 가뭄이 이어졌어요. 상추·오이·애호박처럼 잎·열매를 먹는 채소는 이 더위와 가뭄에 산지 작황이 바로 나빠집니다. 배추는 평년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한 달 사이에 다시 30% 가까이 오르는 등 하루하루 출렁이고 있어요.

사과와 채소의 결정적 차이가 여기 있어요. 사과는 저장이 되고 나무에서 한 번에 수확량이 정해지지만, 채소는 저장이 어렵고 날씨에 즉각 반응합니다. 그래서 공급이 늘어도 사과처럼 값이 빠르게 안정되지 않아요. 파·마늘 같은 양념류도 산지 수확량이 줄어 추석 전까지는 안심하기 이릅니다.

품목현재 가격 수준 (전년 대비)추석까지 흐름
사과(홍로·쓰가루) 약 28% 낮음 ↓ 공급 넉넉, 안정세
배(신고) 약 20% 높음 → 높은 수준 유지, 추가 급등은 제한적
배추 평년보다 낮으나 변동 큼 ↑ 한 달 새 반등, 날씨 변수
상추·오이·애호박 폭염·가뭄으로 상승 ↑ 작황 부진, 강세 지속
파·마늘 등 양념류 산지 수확량 감소 우려 ↑ 추석 수요 겹쳐 오름세

정부 대책은 나왔나요?

네, 움직이고 있어요. 농식품부는 8월 19일 여름철 농축산물 수급안정 대책 회의를 열어 폭염·가뭄 피해를 점검했습니다. 농협 보유 물량을 최대한 풀고 계란 수입을 확대하는 등 성수품 공급을 늘리기로 했고, 9월 초에는 성수품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을 담은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따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다만 냉정하게 보셔야 할 게 있어요. 이런 대책은 대부분 소비자 할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도매 시장에서 대량으로 사입하는 음식점 원가에는 효과가 제한적이에요. "정부가 잡아주겠지" 하고 기다리기보다, 사장님이 직접 원가를 관리하는 게 훨씬 확실합니다.

그럼 지금 사장님은 뭘 해야 할까요?

1. 값 내린 품목으로 원가 개선 기회를 잡으세요

사과가 싼 지금이 기회예요. 과일 디저트, 샐러드, 수제청, 에이드처럼 사과·제철 과일을 활용한 메뉴는 지금 원가율이 확 좋아집니다. 배를 쓰던 메뉴는 사과로 바꾸거나 비중을 조정해보세요. 작은 변화 같아도 대목에 물량이 몰리면 차이가 커집니다.

2. 채소 비중 높은 메뉴는 원가율부터 다시 계산하세요

쌈 채소, 샐러드, 국물·볶음에 채소가 많이 들어가는 메뉴는 지금 원가율이 슬금슬금 오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감으로 "괜찮겠지" 넘기지 마시고, 실제 단가를 넣어 숫자로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지금 2분이면 됩니다: 마진 계산기에 주력 메뉴의 식재료 단가를 넣으면 현재 원가율이 바로 나와요. 채소값이 오른 지금 단가와 추석 성수기 예상 단가를 각각 넣어보면, 어떤 메뉴의 마진이 위험한지 숫자로 딱 보입니다.

3. 장기 보관 재료는 이번 달에 미리, 판매가는 조용히 점검

건고추·참기름·소스류처럼 오래 두고 쓰는 재료는 추석 수요가 몰리기 전인 지금 미리 확보해 단가를 고정하세요. 그리고 가격 조정이 필요한 메뉴가 있다면 대목 직전이 아니라 지금 8월에 조용히 손보는 게 좋아요. 명절 코앞에 올리면 "명절이라고 바가지 씌운다"는 인상을 주기 쉽거든요.

오늘 딱 한 가지만 한다면

세 가지를 다 하실 필요는 없어요. 오늘은 주력 메뉴 하나의 원가율만 다시 계산해보세요. 채소가 많이 들어가는 메뉴 하나를 골라서, 지금 단가와 추석 예상 단가로 원가율이 얼마나 벌어지는지 직접 숫자로 보는 겁니다.

숫자를 보면 "어디를 손봐야 하는지"가 보여요. 사과가 싸다고 다 같이 싸진 게 아니라는 것, 그래서 품목별로 대응이 달라야 한다는 것 — 이것만 기억하셔도 이번 추석 원가 관리는 절반은 하신 겁니다.